1년에 책 1권도 못 읽던 내가 독서 습관을 만든 방법

                                                             이미지 출처: Pixabay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말하겠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1년에 책을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 서점에 가면 책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집에 가져와 책상 위에 올려두면 그게 끝이었다. 며칠 후면 책은 어느새 책장 구석으로 밀려났고, 다음에 읽어야지 하다가 몇 달이 흘렀다.
그런 내가 지금은 한 달에 네다섯 권을 읽는다. 劇적인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거창한 결심도 아니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바꿨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한다.

왜 읽지 못했는가

습관을 만들기 전에 왜 안 됐는지를 먼저 파악했다.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퇴근하면 지쳐있고, 주말엔 밀린 일들이 있었다. 책 읽을 시간이 따로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솔직히 돌아보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평균 3~4시간이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었다.

둘째, 읽다가 흥미를 잃었다. 유명하다는 책, 좋다는 책을 골랐는데 막상 읽으면 재미가 없었다. 억지로 읽으려다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반복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취향과 맞지 않는 책을 의무감으로 고른 것이 문제였다.

셋째, 목표가 너무 컸다. 올해는 무조건 50권이라는 식의 목표를 세웠다가 2월에 이미 포기한 적도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가 오히려 독서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첫 번째 변화 — 목표를 말도 안 되게 낮췄다

모든 것을 바꾼 첫 번째 결정은 목표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것이었다. 연간 목표 같은 건 버렸다. 대신 딱 하나만 정했다. 하루에 10페이지.

10페이지는 빠르면 10분, 느려도 20분이면 읽을 수 있다. 어떤 날은 10페이지를 읽다가 재미있어서 50페이지를 읽기도 했다. 어떤 날은 정말 10페이지만 읽고 덮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매일 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작은 목표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하루 10페이지씩만 읽어도 1년이면 3650페이지다. 보통 책 한 권이 250~300페이지라고 하면 연간 12권 이상이다. 아무것도 안 읽던 사람이 연간 12권을 읽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변화 — 읽고 싶은 책을 골랐다

두 번째 변화는 책 선택 기준을 바꾼 것이다. 유명한 책, 교양에 좋다는 책, 읽어야 할 것 같은 책 대신 진짜 궁금한 책을 골랐다.

그 시절 나는 인간관계가 유독 힘들었다. 그래서 심리학 관련 책을 골랐다. 내 고민과 직결된 내용이다 보니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읽다가 "맞아, 이게 문제였구나"라는 순간이 오면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독서가 즐거운 경험이 됐다.

이후로 책 선택 기준은 단순해졌다. 지금 내 삶에서 가장 궁금한 것, 가장 해결하고 싶은 것과 연결된 책을 고른다. 취향과 고민이 바뀌면 장르도 자연스럽게 바뀐다. 그게 맞다.

세 번째 변화 — 독서 시간을 고정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문제는 시간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했다. 방법은 단순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드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던 30분을 독서 시간으로 바꿨다. 처음엔 손이 자꾸 스마트폰으로 갔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침실 밖에 두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접근을 차단하니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됐다.

자기 전 독서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도 있었다. 수면의 질이 좋아진 것이다. 스마트폰 블루라이트 대신 독서로 하루를 마감하니 잠드는 시간이 빨라지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는 날이 늘었다.

네 번째 변화 — 기록을 시작했다

읽은 책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를 만들었다. 처음엔 간단하게 노트에 책 제목과 읽은 날짜, 별점만 남겼다. 나중엔 인상 깊은 문장과 짧은 감상을 한 문단 정도 추가했다.

기록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독서가 달라졌다. 읽은 책 목록을 보는 것만으로 성취감이 생겼다. 한 달에 두 권, 세 권, 네 권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강제로 늘리려 한 게 아니라, 책 읽는 것이 좋아지다 보니 저절로 많아진 것이다.

다섯 번째 변화 — 완독 강박을 버렸다

재미없는 책은 과감하게 덮기 시작했다. 예전엔 책을 사면 무조건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 강박이 독서를 고역으로 만들었다.

50페이지를 읽어봤는데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으면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억지로 읽다가 독서 자체가 싫어지는 것이 더 큰 손해다.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는 시간에 진짜 재미있는 책을 읽는 편이 훨씬 낫다.

1년 후 달라진 것들

독서 습관을 만든 지 1년이 지났을 때 달라진 것들을 정리해봤다.

읽은 책이 45권이었다.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숫자였다. 그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같은 상황을 보면서 이전에는 떠오르지 않던 관점이 생겼다. 책에서 읽은 개념들이 실제 삶에서 연결되는 순간들이 생겼다.

글쓰기 실력도 늘었다.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어휘가 풍부해지고 문장을 구성하는 감각이 생긴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독서 습관이 만들어준 변화 중 하나다.

무엇보다 책 읽는 것이 즐거워졌다. 의무가 아닌 즐거움으로. 그것이 가장 큰 변화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법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책을 10페이지만 읽어보자. 재미있으면 더 읽으면 되고, 피곤하면 10페이지에서 덮으면 된다.

내일도 10페이지. 모레도 10페이지.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습관의 씨앗이 심어진다. 세 달이 지나면 책 없는 하루가 어색해진다. 1년이 지나면 책이 삶의 일부가 되어 있다.

1년에 책 한 권도 못 읽던 사람도 할 수 있다. 나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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